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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오전 1부 예배

 

나그네 되었을 때에

  • 성경말씀 : 마태복음 25:31-36
  • 설교자 : 방영철 담임목사
  • 설교일 : 2021-07-18

 

2021년 7월 18일 주일낮 예배

성경 : 마태복음25:31-36

제목 : 나그네 되었을 때에

 

십오륙 년쯤 전에 우리교회가 교육봉사관도 본당도 짓기 전 구 본당만 있을 때입니다.

그 때도 우리 교회는 본당을 24시간 개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기도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교회에 낮이나 밤이나 있었습니다.

가끔은 노숙자분들이 오기도 했습니다. 장의자가 잠자기에 편하니까 본당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가지가 문제가 되었는데 새벽기도를 일찍 오시는 권사님들이 그분들로 인하여 놀라는 일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그분들이 장기간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씻지를 못하니까 악취가 나는 일이었습니다. 악취는 그분들이 나가고 나서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그 분들에게서 나는 악취는 1m 이내로 접근이 어려울 정도였기에 그로인해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구걸을 청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돈이 있어도 목욕탕에 들어갈 수 없으며, 서울이라는 곳이 밖에서 몸을 씻을 곳이 없기 때문에 몸에서 악취는 계속해서 악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분들이 못 들어오도록 교회 문을 잠그면 다른 기도하러 오시는 분들도 못 들어오게 되어 고민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당시 교회 화장실에는 냉수만 나왔었는데 사택 보일러와 연결하여 온수도 나오게 시설을 보강하여 그곳에서 목욕을 할 수 있게 하였고 갈아입을 헌옷들을 모아서 드리니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이분들이 잘 씻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실갱이를 해야 겨우 씻었고 그래도 씻고 나면 다른 사람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생각만큼 노숙자들이 많지도 않았고 그 뒤로 얼마 지나서는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들은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나라에서 어떤 시설이나 제도를 마련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뒤돌아보면 우리 교회가 그 분들에게 잘했다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교회를 신축하면서 구건물들을 철거하는 중 그분들이 사용하였던 화장실 겸 목욕실을 부술 때 아련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랑의 쌀은 십년 전부터 본당 건축을 시작할 때까지 했었습니다.

매 주 화요일에 교인들과 교회의 재정으로 쌀 다섯 포대 정도를 오시는 분들에게 나누어 드렸습니다. 열시부터 나누어 드렸는데 어떤 분들은 한 두 시간 일찍 와서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고 어떤 분들은 놀랍게도 새벽기도 시간에 오셔서 뒤에 앉아 계시기까지 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오시냐 사실은 교회도 불편하다 물으면 집에서 딱히 혼자 할 일도 없고 갈데도 없고 그래도 쌀 타는 날은 갈데가 정해져 있고 가면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있어 일찍 온다 하셨습니다.     

10시가 되면 칠팔십명 되시는 분들의 긴 줄이 당시 교회 마당에 이어졌는데 서로 새치기 하지 말라고 다툼도 있고, 보통 크기의 밥그릇으로 세 번을 퍼 드렸고 가끔은 제가 드리기도 하였는데 그릇에 쌀이 적게 담겼다, 엄지손가락이 그릇에 들어가서 쌀이 적다 하는 불만까지 하였고, 간혹 어떤 분들은 앞에서 타고 다시 뒤로 가서 옷을 바꿔 입던지 모자를 쓰고 다시 타는 분들도 있었고 그것을 고자질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엔가는 드리다가 쌀이 떨어져서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생각하기에는 쌀이 떨어지면 더 이상 못 받는 것으로 알고 돌아가셔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마치 교회가 반드시 지급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요구를 계속하였고 결국에는 다음 주에 두 배로 드리겠다는 표시를 받고서야 돌아가신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나눠 드리는 일 자체가 힘이 들기도 하고, 드려봐야 소용없는 일이다는 의견들도 있었고, 쌀로다 술 바꾸어 먹는다는 소리도 있었고 해서, 한 주, 한 주가 어렵게 넘어갔었는데 그래도 그 중에서 그 쌀로 한 주간의 생명줄을 이어가는 분들이 있었겠다 생각하면 그 때 몇몇 분들의 선하고 간절했던 눈길들이 선하고, 이제 그분들은 어디에서 어떻게들 살아가고 계실까 벌써 몇 해가 지났으니 돌아가신 분들도 꽤 있겠다 하는 착잡한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20년 전쯤에 제가 우리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보니 본당과 마당이 있었고 주소가 봉천6동 1681-24번지였습니다.

교회와 붙어서 관악중학교 올라가는 길가 쪽으로 1681-27, 26, 25번지 세 집이 연이어 있었습니다. 

어느 때 생각에 24번지는 본당으로 27번지는 교육관으로 26번지는 봉사관으로 25번지는 선교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하는 기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은혜가운데 27번지가 교육봉사관으로 26번지는 선교관으로 24번지는 새성전으로 신축되었습니다. 25번지는 이웃분이 그대로 거주하시고 있습니다.

우리교회의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고하고 헌신하신 성도님들을 통해 주님께서 이루신 일이라 믿습니다.

광동스테이 선교관에는 10가구가 있는데 전도사님이 한 곳을, 선교사님이 한 곳을 사용하고 계시고 나머지는 전세임대로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한 곳의 임대기간이 7월23일로 만료되어 전세 재계약을 하지 않고 선교관으로 사용하고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1000만원 가량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선교관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고 반환해야 할 전세금을 갚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님께서 친히 종말과 심판과 천국에 대해 말씀하신 세 가지 비유 중에 한 말씀입니다.

소위 열 처녀의 비유와 달란트의 비유와 양과 염소의 비유입니다.

종말의 때 심판의 때가 되어 심판주이신 주님 앞에 서는 모습들입니다.

열 처녀 중 다섯은 등불만 준비하였고 다섯은 등불과 기름을 준비하고 있다가 신랑을 만나게 되어 잔치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타국에 가는 주인에게 종들이 각각 달란트를 받았는데 받은 달란트로 즉시 가서 일하여 남긴 이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하며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 지어다 하셨고, 받은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던 이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하며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오른 편에 서게 한 자들을 양이라 하셨고, 왼편에 서게 된 자들을 염소라 하셨는데 

양의 편에 서게 된 자들에게 주님께서 내가 주릴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 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영생에 들어가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여섯까지 일들 중에 앞에서 말씀드린 일들을 포함해서 네 가지 즉 주릴 때에 먹을 것을,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함을,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함을,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힘은 그동안 우리교회가 부분적으로 해 왔습니다.

성경은 우리의 삶이 나그네이며,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고 계속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창47:9.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야곱은 이 인사 뒤로 17년을 더 살아 147세에 별세하였습니다. 변정식집사님은 이 땅에서 85년을 사시고 지난 주일 새벽에 주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 

신10:18.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시나니

신24: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욥31:32.  실상은 나그네가 거리에서 자지 아니하도록 나는 행인에게 내 문을 열어 주었노라

시149:9.  여호와께서 나그네들을 보호하시며 고아와 과부를 붙드시고 악인들의 길은 굽게 하시는도다

딤전3:2.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하셨습니다.

 

오늘날 이 땅에 대표적인 나그네를 둘 든다면 한분들은 난민들입니다.

전세계에서 2020년 기준 8천240만명이나 됩니다.

예수님은 태어나셔 얼마 있다가 헤롯을 피하여 이집트에서 난민으로 계시다가 갈릴리로 돌아오셨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난민 신청자들이 있지만 난민으로 인정을 받는 비율은 0.4% 정도입니다.

우리교회는 매달 난민단체를 후원하고 있고, 성탄절에는 성탄선물을 모아서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선교사분들을 들 수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은 선교사로 떠날 때 얼마 안 되는 재산이지만 다 정리를 해서 떠납니다. 선교지에서도 나그네이지만 정작 고국에 돌아오면 진짜 나그네가 됩니다.

부모님집이나 형제 친척 집에서도 머물 수 있는 기간이 몇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기건 장기건 나머지 기간은 본인들이 알아서 머물 곳을 찾아야 합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이 3차까지의 전도 여정에서 그 기간이 끝나면 파송 했던 수리아 안디옥 교회로 돌아와 근 일 년은 머문 듯하는데 그래도 그렇게 돌아가서 머물 곳이 있다는 것은 그 가운데도 안심이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선교관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점점 확대되어 온전히 선교관으로 쓰이게 되었으면 하는 소원이 있습니다. 교회가 십시일반으로 해야 할 일이지만 특별한 은혜가 있는 가정에서 이 땅에 그 가정의 이름으로 선교관을 하나씩 마련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님께서는 우리의 선교관을 참으로 귀히 여기실 것입니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개념은 경치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의 구조나 형편이 각 가정에서 나그네를 대접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교회적으로 이러한 선교관이 마련된다고 하는 것은 감사고 축복이라 하겠습니다.

다음주일에 좋은 결과를 알려 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고린도후서 9:7에 하신 말씀대로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인색함이란 아깝게 여기는 것이고, 억지로는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서의 뜻입니다.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게 되면 자신에게 은혜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시험에 들게 되며 거기서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까지 낙심케 하거나 원망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예비하신 이들을 통하여 이루어 가실 줄로 믿습니다.

 

우리 모두 곧 주님을 만나게 되고 어느 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양의 편,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삶이길 바랍니다.

주님의 은총을 기원 드립니다!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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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되었을 때에
  • 2021-07-20
  • 방영철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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