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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오전 1부 예배

 

착하고 충성된 종

  • 성경말씀 : 마태복음25:14-30
  • 설교자 : 방영철
  • 설교일 : 2019-11-24

성경 : 마태복음 25:14-30

제목 : 착하고 충성된 종

 

지난주에 두 청년을 만났습니다.

한 청년은 우리교회에 다니는 청년이고 그가 처음 교회에 온 것은 지금부터 약 8년 전이며 그가 중3일 때입니다. 아버지하고 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여러 지방으로 옷을 팔러 다니는 일을 하느라 혼자 집에 있을 때가 많았고 큰 사고가 있어 뇌 수술을 받기도 하였고 이런 저런 연유로 우리 교회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센터는 고3까지 즉 18세까지만 다닐 수 있었지만 한 일 년은 더 다녔습니다.

그 뒤로도 장애인센터에서 일을 하며 우리교회 청년부에 다녔습니다. 어떤 때는 자주 보였고 한동안은 보이지 않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그제 금요일 저녁에 교회 사무실로 왔습니다. 근처를 지나가다 들렸다고 했습니다. 일상적인 인사말을 하던 중 핸드펀 사진으로 이예니 선생님의 영정 사진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주에 장례식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이예니 선생님은 지역아동센터 학습보조교사로 한 일 년 정도 일하신 분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살다 오신 분인데 몸이 약했고 한국에서 삶의 기반도 없었고 센터에서 일하는 급여와 독일어 번역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분이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센터 일도 구청에서 배정이 안 되어서 인지 그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연고로 가끔 연락을 하던 분이었는데 마지막 연락은 지난 6월에 문자로 왔었습니다. 보라매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못() 갔고, 그 뒤로 한 번 전화를 드렸었는데 통화가 안 되었고 더 이상 연락이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그분의 영정 사진을 보니 죄책감과 슬픔과 허망함이 너무도 아프게 다가 왔습니다. 네가 어떻게 이 사진을 가지고 있느냐? 물으니 연락이 왔다고 하였습니다. 신림동의 어느 교회서 였답니다. 이예니 성도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데 유족이 아무도 없어 고인의 핸드펀에 있는 전화번호로 부고를 알리는 중이라 하였답니다.

저에게는 그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제 번호도 거기에 있었을 터인데 왜 동화에게는 전화가 왔고 저에게는 안 왔었을까요? 돌이켜 보면 저는 그 전화를 받았더라도 못()갔을 것입니다.

장례식은 파주에서 있었습니다. 너 거기까지 갔었니? 묻자 갔었다는 겁니다. 스승님 이시쟎아요? 아마도 선생님이란 말을 쓰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요즘 스승님이란 말은 잘 쓰지 않은 그리고 그런 개념도 없는 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그 청년에게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잘했다 참 잘했다, 정말 잘했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하였습니다. 장례식장에 가보니 한 여섯 명 정도가 있었고, 자신이 운구도 하였고, 화장장까지 갔었다고 합니다. 유골은 어느 통에다 부었다고 하였습니다. 연고자가 없는 혹은 달리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는 유골들은 그렇게 처리를 합니다. 그런데 너 어떻게 그렇게 이예니 선생님과 친해 졌어? 묻자 센터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 같아서 자주 개인적인 얘기를 나누었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봉투에 얼마의 돈을 담아서 그 청년에게 주며 이예니 선생님께 드렸어야 하는 것인데 네가 받아서 썼으면 좋겠다 하자, 목사님, 이걸로 짜장면 사서 이예니 선생님께 드렸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짜장면을 아주 좋아 하셨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화야! 이제는 우리가 그 분에게 짜장면을 드릴 수도 없고 그 분은 정말 좋은 곳에서 좋은 것을 누리며 사시고 있으니까 네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족을 달았습니다.

가정입니다만, 저는 천국은 차원을 달리해서 현재의 세상과 붙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윗 차원은 아래 차원을 볼 수 있으니 천국에 계신 분들이 우리의 삶을 보게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예니 선생님이 하늘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보고 있었다면 누구보다도 그 청년으로 인해 위로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적으로 본다면 그 청년은 많은 달란트를 받은 삶은 아닙니다. 한 달란트가 34kg이니 현재의 금시세로 환산하면 18억원 정도 입니다. 비교한다면 동화는 한 달란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양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속에 들어 있는 그의 모습은 분명 착하고 충성된 종이었습니다.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신 말씀 안에 그의 삶이 들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다른 청년은 신문기사에서 만났습니다.

소위 명문대를 다니고 있었던 여학생인데 4학년 때에 자퇴를 하였습니다. 학벌사회에 대한 저항의 의미였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입시에 대해서는 수 많은 법과 제재 그리고 공평을 주장하면서 학벌 사회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입시에 대해서 하는 것 만큼만이라도 학벌사회의 폐해에 대해 노력한다면 훨씬 좋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지체가 있어 시설에 있는 한 아이를 데리고 나와 동생으로 삼아 그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택한 이였습니다.

그의 인터뷰 중에 이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 번 생에서는 이 일만 하자!”

제가 그 분의 세계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삶의 태도가 무척이나 도전이 되었습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종이 두 달란트 받은 종이 즉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두 달란트를 남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무엇을 받은 것이고 무엇을 남겼다는 말씀일까요? 이런 것이 아닐까요?

받았다고 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고, 남긴다고 하는 것은 타자를 위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리는 주님으로부터 무엇을 받았고 주님께 무엇을 남기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한 달란트 받은 종은 주인과 결산하는데 이르기를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 합니다.

굳은 이란 말은 스클레로스인데 이는 마르다에서 파생한 말로 단단해진 혹은 강팍한의 뜻입니다. 주인님은 마음이 강팍하기가 땅에다 무엇을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 하는 분이며, 추수할 곡식을 타작과 키질도 하지 않고 알곡을 거두려 하는 분인 줄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라는 말입니다.

어떻게 자기 주인을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요?

실재로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다가도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이단 논쟁들이 있고,

요즘 주변에 보면, 어떻게 하나님을 믿어도 저렇게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비유가 현실에서 멀지 않은 말씀을 하신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는 두려워하여 나가서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다가 다시 주인에게 가져왔다고 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는 유대인들에 대한 책망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율법을 조금도 발전시키지 않고 타자들을 위해서는 조금도 사용하지 않고, 옛것을 원형 그대로 고집하며 그들만의 것으로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분이 아니라 완전케 하시기 위하여 오신 분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식일 논쟁이 그 예가 됩니다. 우리의 신앙도 과거에만 머물러 있으면 한 달란트 받은 종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그는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정말 두렵기는 한 것이었을까요?

여러분, 진실로 하나님 앞에 결산할 날이 두려우십니까? 두려워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사람에 대하여 악하다 하셨습니다. 무엇이 악합니까? 그의 행위가 아니라 주님께 대한 잘못된 생각이 악하다는 말씀입니다. 무엇이 게으른 것입니까? 자기 생각에 매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이 2019년 십일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누구에게나 주님 앞에 결산할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날에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 지어다 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기원 드립니다.

이 땅의 즐거움이 있고 하늘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 즐거움이 있는 삶이되시길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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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하고 충성된 종
  • 2019-11-29
  • 방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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